평소에 상위언어에 관심을 가진 적도 있었지만 ‘상위언어’라는 단어를 자주 쓰게 된 건 언어치료를 하게 되면서인 것 같다. 생활 속에서 속담이나 수수께끼, 시 등 문학작품을 통하여 우리가 이미 느끼고 알고 뭔가를 하고 있었지만 ‘그게 이거구나’라는 인식은 또 다른 새로운 개념정리로 좀 더 생각의 폭을 넓혀 주는 것 같다. 우리는 보통 국어 문법에 맞게 말을 잘 쓰고 있지만 막상 국어문법공부를 해보면 왜 그렇게 어려운지…적어도 필자는 그랬다.

언어치료를 계속하다보면 어느 정도 지나면 더 이상 늘지 않고 막히는 부분이 있는데, 발달시기를 놓쳐서도 있겠지만 필자는 상위언어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은 아닌지 점검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언어치료의 마지막 부분에는 꼭 상위언어능력을 다루어 줘야 한다고 본다.

이번에는 상위언어의 의미와 구성요소를 살펴보고 구성요소 중에서 음운인식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Gombert(1992)는 언어영역에 상위(meta)란 접두사를 붙여 상위음운, 상위어휘, 상위의미, 상위화용 발달이라 명명했다. 상위의미영역은 단어와 그 참조물을 구별하는 것으로, 상위어휘 영역은 단어에 대한 인식에 초점을 두어 두 영역을 구분하고 있다

Tunmer 와 Bowey(1984)는 상위언어인식 발달을 음운인식, 단어인식, 구문인식, 화용인식의 네 가지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음운인식, 단어인식은 각 음성언어의 하위단위인 음소와 단어에 대해 숙고하고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며, 구문인식은 문장내의 구조적 표상을 단어 무리에 할당하는 능력을 말한다. 화용인식은 화용규칙과 추론규칙을 적용하여 개별 명제들을 보다 큰 명제 단위로 통합하는 정신능력을 의미한다.

음운인식은 구어의 체계와 소리패턴을 이해하는 능력을 의미한다(Gillon, 2004). 즉, 음운인식은 단어를 이루는 낱자의 소리들을 식별할 수 있고, 그런 소리들이 결합되어 낱말이 된다는 사실을 알며, 말소리의 최소단위인  음소들을 합치고, 분절하고, 빼고, 삽입하고, 대체할 줄 아는 것이다(박향아, 2000; 이차숙, 1999a).

유아는 처음에는 의미에만 집중하다가 성장하면서 음운적 형태로 관심이 이동하게 된다. 어린 유아들은 단어를 대상으로 지각하지 못하고 단어가 음소로 구성되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운자각에 어려움을 갖는다(Tunmer 와 Bowey, 1984).

5세 이전의 아동은 들은 단어에 주의집중하지 않거나 주의집중 할 수 없다고 하는데 유아가 들은 단어에 주의집중하면서부터 어려운 과업에 부딪히게 된다고 한다. 즉, 말소리는 그 소리가 사용된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소리의 연속적인 흐름에서 개개의 말소리를 어떻게 분절시켜 듣는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이승복, 1991).
유아가 말소리의 판단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단위는 음소가 아니라 운율이다(Bryant, 1993). 운율은 음절보다는 작고 음소보다는 큰 중간단위이다. 어린유아에게는 음소의 판단보다는 운율의 판단이 더 쉽다고 한다.

음운인식은 음절인식, 초두자음-각운인식, 음소인식 등의 하위요소로 설명된다(Gillon,  2004). 이는 모두 단어가 더 작은 부분으로 어떻게 나뉘는가에 대한 인식을 요구하는 능력이다. 더 큰 단위의 인식에서 단어내의 개별적이 음소에 대한 인식으로 발달하며 음절인식, 각운인식, 음소인식의 발달적 순서는 보편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많은 연구들이 보고하고 있다(박향아, 2000; 백은아, 2004; 홍성인, 2000; Gillon, 2004). 영어를 사용하는 4, 5세 유아들은 음절을 조작할 수 있으나 음소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은 6~7세 이후에 나타났다(Liberman외, 1974).

아동의 음운인식연구들을 종합해보면, 음운인식활동은 음절, 초두자음-각운, 음소의 수준에서 짝짓기, 탐지, 분리, 대치, 합성, 분절, 탈락시키기와 같은 여러 과제로 구성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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