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고객센터 > 자유게시판
[아침을열며] 역사에 대한 관심… 덧글 0 | 조회 870 | 2014-07-23 00:00:00
관리자  

학창 시절 물리, 수학 다음으로 어려웠던 과목이 역사였다. 왜 그리 중요한 것도 많고 외울 것도 많고 지도도 많고 너무 어려웠던 지라 드라마마저도 거부했는데 이번에 본 정도전은 너무 재미있게 잘 봤다. 나처럼 배경지식이 없는 경우 어렵고 딱딱하고 두꺼운 책보다는 드라마나 만화와 같은 재미있는 요소가 가미된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괜찮을 것 같다.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는데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지므로 마음먹고 다시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요즘은 시험 안쳐도 되고 꼭 공부를 해야 되는 당위성이 없으니 부담 없이 손이 간다. 

독도 영토문제로 일본이 그렇게 억지 부리고 그럴 때 역사에 대한 국민들의 지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정치인들의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 비단 정치인 뿐일까? 우리가 해외에 나가면 아니 해외에서 온 외국친구를 만나도 확고한 역사의식은 박혀있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그 점에서 난 준비되지 않은 정치 문외한, 역사 문외한으로 소심한 삶을 살고 있지만 정치든 역사든 경제든 어느 정도는 상식 정도의 수준으로는 온 국민이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힘이 없으면 억지로 뺏기거나 안 그러면 뭣 모르고 남에게 내 것 내어주게 생겼다. 힘이란 게 돈일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의식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힘의 원천인 것 같다. 월드컵 응원할 때 서울 광장에 모여 외치는 열정적인 함성처럼 역사에 묻혀진 우리 선조들의 소리 없는 울부짖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었다. 그들의 공로로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편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인과 공무원들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한 확고한 역사의식이 있어야 하고 올바른 도덕성을 갖춘 군자였으면 좋겠다.

이젠 역사공부의 방법을 바꿔야할 때인 것 같다. 안 그런 사람들도 많겠지만 나처럼 역사적 사실 달달 외워서 시험 친 386세대는 세월이 지나 어른이 되어서는 먹고 살기 위한 생업에 젼념하느라 별 역사의식과 생활 속에서 실천해야하는 역사에 대한 그 어떤 것, 자부심, 존중, 지각없이 그저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반응하며 그냥저냥 살고 있는 것 같다. 과거 다소 폐쇄적인 시대의 우민정치처럼 몰라도 된다며 지배하기가 편하다 하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현재 공부를 하는 학생들은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역사공부가 왜 중요한지 자신의 관심분야가 무엇인지 알고 하나라도 실천하여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고 나아가 사회와 나라를 위한 긍정적인 역사를 만들어 주길 바라는 욕심이 있다. 그래서 세계 속에서 우리가 전쟁의 위험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얼마 전 재미있게 보던 드라마 정도전이 끝났다. 주말저녁시간이 좀 아쉽고 허전하다. 드라마에 픽션의 요소들도 가미되었겠지만 정도전이라는 인물이 저런 대단한 사람이었나 싶다. 정말 역사는 승자들의 이야기인지라 끝까지 고려를 지키려했던 이색과 정몽주를 충신으로 부각시키고 개국공신인 정도전을 하대하여 평가할 수밖에 없는 정치판이 보였다. 피를 나눈 가족 형제마저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 긴박하고 비참한 왕족들의 삶…. 이성계라는 인물도 저렇게 호인이었나 싶었고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이었고 전체적으로 완성도 높은 드라마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터에서처럼 내가 죽지 않기 위해 나를 죽이려는 적군을 죽여야 하는 비극적인 현실이 왕족들 사이에서는 늘 있어왔다. 왕이 되는 것 이면에 깔린 충신들의 비극적인 죽음들 그 죽음으로 맞섰으나 변화의 주도권을 쥔, 대세를 주도하던 세력들의 힘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반역을 하려는 정도전을 고려에 위협이 된다하여 죽이려 하였다. 죽음의 문턱에서 정도전은 자신의 목숨을 구사일생으로 얻었지만 대신 정몽주라는 친구를 이방원에 의해 잃게 된다. 

정몽주는 뜻을 같이할 세력 없이 독자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던 그는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도와줄 편이 없었던 것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뒷통수를 맞은 격! 피로 앉은 용상이라며 조선의 개국에 대한 정당성이 없어졌다 하였지만 하지만 정도전은 이방원 덕분에 살아서 이방원을 누르며 왕성한 정치활동을 하게 된다. 세자도 한 참 어린 이복동생에게 넘어가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이방원은 결국 정도전까지 살해하였다. 숙부님이라 부른 분들을 아버지의 수족을 다 잘라 버리고 용상에 눈이 멀어 아버지마저 버린 셈이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가지려는 자, 변화하려는 자, 변화시키려는 자, 강한 뜻을 지닌 자를 당하기는 어렵다. 그 사람이 정도전일 수도 있고 이성계일 수도 있고 나폴레옹이었을 수도 있고 로빈후드였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무력의 위에는 항상 무력을 제어하는 펜, 명분, 지혜가 필요하다. 확고한 역사의식과 도덕성의 바탕위에서 이순신장군처럼 자신을 희생하더라도 대의를 따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병사들과 무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전략과 전술이 중요하다. 

이성계는 전부를 얻었지만 전부를 잃은 셈이다. 그러므로 왕이 된 권세가 크다면 그만큼 다른 행복을 내어 놓아야 했던 것이다. 인생에서는 공으로 왔다가 공으로 가는 거지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다 싶다. 다만 후세대에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는 존재였으면 한다.

< 저작권자 © 경남도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닉네임 비밀번호 코드입력